대륙의 힘. G1으로 가는 나라 중국에 대한 총평 - 정글만리(조정래 지음, 해냄)
1원짜리 이쑤시개 1개씩만 팔아도 10억이야~
공장 버리고 도망쳐 나온 사장들이 허다해~ 속을 알 수 없어.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많이 들었던 얘기들이다. 수험생이었고, 이후에는 푸른 잔디위에서 술에 취해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던 나에게는 정말 먼 나라였던 중국. 우리 나라에서는 마데인치나 - made in china, 라는 말로 대변되는 저품질 짝퉁 양산국인 중국이 어느 덧 신문과 뉴스의 경제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관심을 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서 당당히 국제 사회에 중국 부활의 기치를 높이고야 말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에 참여한 가수 '비')
여전히 우리에겐 뭔가 억지스럽고 미개한 문화이지만 그 역사가 깊고 성장세가 괄목할만 하여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강력한 이웃 나라 중국. 다양한 중국 문화에 대한 설명서들이 나와있지만, 이 책 '정글만리'를 읽는 다면 수 편의 책을 섭력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글만리는 태백산맥, 아리랑 등 대한민국의 역사 대하 소설의 거장 조정래 선생의 역작이다. 과거 중국에 방문했을 때 계획을 갖고 오랬동안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여 네이버에 웹소설로 먼저 선보인 것을 정리한 것이다.
정글만리는 극중 서하원 원장과 전대광 부장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중국의 현대 시대상을 보여주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서서히 중국 과거와 현대라는 정글로 빠져들게 된다. 읽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을 통해서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성장, 그리고 외교적 현실을 쉽게 깨닫게 된다. 특히 한국, 일본, 프랑스로 대표되는 상사원들의 활동은 현재 중국이 그들의 색깔을 유지하며 자본주의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와중에 역사학도를 등장시키고, 그 학생들과 미디어와의 인터뷰 장면을 삽입하여 과거사에 대한 정리와 현대적 시각을 함께 정리한 내용은 부러 찾아보지 않는 이상 알기 쉽지않은 정보들을 담고 있어, 일면 배움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정글만리를 통해 알게된 몇가지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보자.
- 마오쩌둥의 3대 명언 -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하늘을 떠받치는 절반은 여자다.", "인구는 국력이다."
- 런타이둬(民太多) - 사람이 너무 많아. (나 빼고 3억은 없어져야 되.)
- 꽌시, 멘쯔 - 사업을 하려면 뒤를 봐줄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중국 사람들은 체면을 중요시 여긴다.
-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를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 중국에는 3가지 바보가 있다고 한다. 공안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 공안을 속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바보, 나만은 공안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
- 중국의 3대 금기가 있다. 첫째로, 마오쩌둥의 험담. 둘째로, 공산당의 험담. 셋째로, 대만의 독립지지 선언
중국을 나타내는 말로 "크다, 넓다, 많다."라고 한단다. 이 말이 주는 의미를 다 읽고 난 후에야 새삼 느끼게 된다.
정글만리는 짧은 글 몇 자로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덕분에 전체 내용이 하나의 소실점에 이르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허나 개별 에피소드는 그 나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있고, 일면 연관된 부분들도 볼 수 있어서 일독을 권함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저 공자, 삼국지, 만만디 등으로 편협하게 접근하기에 중국은 국토가 너무 넓고, 인구와 문화는 너무 많고, 2,000년 역사에서 비롯한 지혜가 너무 크고 깊다. 책을 덮는 마지막에 흥미진진한 논문 한 편을 읽은 기분은 재미를 넘어서는 지식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