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승패를 넘어선 변화를 일으키는 힘. - 다윗과 골리앗(말콤 글레드웰, 21세기북스)
"김수겸이 없는 상양은 장신에 의존하는 그저 그런 팀이다. 김수겸이 가세함으로서 비로소 전국대회에 어울리는 팀이 된다." - 슬램덩크
청춘이 농구를 통해서 뜨겁게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만화 슬램덩크는 나의 학창시절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자기개발과 리더십에 관한 한 이 보다 쉽게 알려주는 책도 없으리라. 특히 상양전에서는 최초의 강백호의 슬램덩크가 작렬하는 명장면이 있으니 특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블링크 등으로 유명한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다윗과 골리앗"은 언더독의 생존전략에 관한 이야기이다. 언더독이란 투견에서 밑에 깔린 개가 이기기를 바라는 심리를 뜻하는 "언더독 효과"에서 나온 말로, 이 책은 부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자의 기술"에 관한 내용을 몇가지 사례로 정리하고 있다.
첫번째는 뒤집힌 U자형 곡선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 체감에 관한 정리로 어떠한 요소가 그 한계점을 지나게 되면 그 요소로 인한 효과의 차이는 적다는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거대한 모순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돈의 가치와 일의 의미, 그리고 이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펼쳐나감으로써 얻는 즐거움과 충족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성공했기 때문에 그의 자녀들은 똑같은 교훈을 얻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 p65
두번째는 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이다. 우리 말로 하면 용꼬리가 될 것이냐? 뱀의 머리가 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이 책에서는 뱀의 머리를 권하고 있다. 뱀의 머리는 일종의 성공경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심리적, 현실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살롱에서 떨어져 나온 인상파는 새로운 정체성을 찾았다. 그들은 새로운 창작의 자유를 느꼈고, 오래지 않아 외부 세계는 일어나 앉아 이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략) 주변부 세계의 아웃사이더라는 명백한 단점이 전혀 단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 p95
세번째는 난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이다. 그 예로 난독증에 관한 설명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큰 인상을 받았다. "알게 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미 글을 읽을 줄 아는 상태에서 난독증이란 그저 막연한 이미지만 있었다.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또한 결핍이 되기 때문에 다른 능력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보상학습은 정말로 힘들다. 어머니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에 어머니의 말을 기억하고, 나중에 주위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그 말들을 재현하려면 자신의 한계와 맞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안감과 굴욕감을 극복해야 한다. 단어들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집중해야 하며, 성공적인 재현을 위해서는 당당해져야 한다. (중략) 필요해서 배운 것은 쉽게 배우게 된 것보다 필연적으로 더욱 강력하기 때문이다. - p141
네번째는 작은 속임수이다. 브레어 토끼로 알려진 우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사슴과 경주하는 거북이는 자신의 사촌들을 이용해 항상 거북이 앞에서 등장하여 결국 마지막에는 본 거북이가 결승점을 통과하여 우승했다는 이야기 이다. 사슴은 승패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거북이들이 다른 거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본 거북이는 기지를 발휘하여 이길 수 있었다. 이 훈훈한 이야기가 사슴의 관점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언더독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생존 전략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 언급된 마틴 루터 킹의 인권 운동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용서의 힘이다. 강력한 권위의 힘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한계 체감에 의해 그 효과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용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언더독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서 말한 전략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자신을 억누르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생존법이라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에서 작가는 지속적으로 적절함과 정당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이 "신의 뜻"이라는 정당성을 위임받은 것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간혹 결과를 위해 지나치게 몰입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 때마다 속도를 줄이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일부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변화는 그 때부터 시작된다.
스스로에게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세풍에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으로 내가 정한 목표를 향해 가는 것, 그것이 언더독으로 내 삶을 경영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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