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와 기업의 차이는 핵심가치와 문화 - 딜리버링 해피니스(토니쉐이, 북하우스)
나는 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가로 보냈다. p7
이 얼마나 매력적인 시작인가? 딜리버링 해피니스의 이 첫문장으로 인해 나는 21세기 최고의 M&A의 주인공 "재포스"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공룡 야후의 제안을 거절한 청년 사업가는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닷컴 열품 속에서도 크게 회자되던 이야기였다.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기억의 주인공이 재포스 CEO 토니쉐이라는 것은 깊이 잠든 나의 청년을 일깨워주었다. 기회가 많은 시절을 현실에 전전긍긍하며 살았음이 새삼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프롤로그의 첫 문장처럼 토니 쉐이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하며 자랐다. 공부도 잘해서 하버드에 진학할 수 있었고, 앞으로 사업의 파트너가 되어줄 친구들도 그 곳에서 만난다. 링크 익스체인지의 파트너 산제이, 벤처 프로그의 알프레드. 특히 알프레드는 사업적 수완이 토니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이후 재포스의 재무이사로 참여한다.
링크 익스체인지를 마이크로 소프트에 매각한 자금을 바탕으로 "벤처 프로그"라는 펀드를 운영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로프트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꿈을 이루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에 신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하는 닉을 만나며 토니의 운명은 또다른 흐름을 탄다.
벤처 캐피털 사업은 뜻대로 잘 되지 않았고, 결국 벤처 프로그 인큐베이팅에 남은 재포스 만이 남았다. 자신의 자금만으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어서, 세퀘이어 캐피털의 투자를 받기 위해 재포스를 정상화해야했다. 이것이 토니쉐이의 재포스의 시작이다.
이 책을 통해서 보는 토니 쉐이는 기업가(Entrepreneur)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경쟁업체에 재고가 있을 경우 상담원들은 고객에게 경쟁업체의 웹사이트를 가르쳐준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판매의 기회를 잃는다. 하지만 우리는 각각의 모든 거래에서 이윤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전화 한 통 한 통을 통해 각 고객과 평생 가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p212.
토니 쉐이는 링크 익스체인지의 경험을 통해 무엇보다 문화와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역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책이다. 그래서 그는 기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구성원들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핵심가치를 정한다. 그 과정은 1년여가 걸렸지만, 누구에게 물어봐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만큼 재포스 임직원들의 행동 양식이 되었다.
그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지만 절대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진실로 수용할 수 있는 핵심가치만을 최종적으로 남기고 싶었다.
표방하는 가치를 체화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핵심가치의 구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p228
이어지는 부분은 직원들이 어떻게 각각의 핵심가치를 지키고 있는지 사례들이 함께 실려있다. 재포스 콜센터를 통한 피자 구입과정이나 핵심가치가 생활에 적용되는 이야기들은 가슴에 짠한 울림을 주었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게 느껴졌다. 나 스스로에게 이런 핵심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어보기도 했으며, 앞으로 찾아가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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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포스는 고객을 만족시키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 충성팀 (CLT-Customer Loyalty Team)이라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고 상담원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로써 고객들은 재포스라는 회사와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포스의 CLT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더 높은 친밀감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1. 고객 서비스를 일개 부서가 아닌 회사 전체의 최우선 과제로 지정하라. 고객 서비스의 태도는 상부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2. '와우(WOW)시키다'라는 단어를 회사에서 매일 사용하는 동사형으로 지정하라. (예:고객을 '와우시키는' 서비스 등).
- 당신 회사에 고객 서비스 정신을 심는 최고의 방법 10가지 中 p215
이 책을 읽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토니 쉐이가 직원들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이다. 소통이란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지키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토니 쉐이는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내부 고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 그것은 재포스만의 특별한 승진 제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승진 기간을 잘게 쪼개어 6개월에 한 번씩 미니 승진을 시키기로 했다. (중략)직원들은 자신의 진척 상황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333
토니 쉐이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행복을 전달하려 한다. 자신이 재포스와 성장하며 느꼈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행복하는 방법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예전에 혜민스님 강연에서 들었던, 행복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을 수 없으며 오직 현재에 느낄 때만이 존재한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신발은 재포스에서 구입하고 싶어졌다. 내가 한국말로 물어보면 통역을 준비해줄까 하는 의문도 생기고 말이다. 물론 그것을 확인하려면 국제전화비용을 감내해야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것과 같은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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