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새벽

추리소설의 대가의 태동 -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2010, 도서출판 재인)

리브래리언 2017. 1. 27. 15:56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 圭吾, 1958년 2월 4일 ~ )

오사카 출신으로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 졸업 후 일본전장주식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추리 소설을 저술하였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하였다. 이후 퇴직 후 도쿄로 올라와, 작가로 전념하고 있다. 그의 소설은 추리, 서스펜스, 패러디, 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다양하게 있다. 또 원자력 발전이나 뇌 이식과 같이 과학적 소재를 다룬 소설도 여러 편 있다.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장편부문을,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부문과 제134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다.

용의자 X의 헌신이 한국에 출간된 이후 한국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점점 더 많은 작품이 한국에 출간되고 있다. 또 SM픽쳐스가 《백야행》, 프라임 엔테테인먼트가 《분신》의 영화화 판권을 구입한 상태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현재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와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의 추리 소설 작가이다. 한국에서는 도서출판 재인과 현대문학, 랜덤하우스 코리아 등이 출판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히가시노_게이고)






이 저자를 처음 만난 것은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2009년 한국개봉) 이다. 소설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중고생 이후로 추리소설은 잘 안 봤던 터라 - 사실 책을 잘 안보는 캐릭 - 역이 영화만 오아 하고 말았었다. 그러다 다시 이 작가의 책을 접하는 것은 마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나서다.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 덕분에 "정말 이야기꾼이구나" 했었던 기억이 있다.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8116)

(출처 : https://namu.wiki/w/명탐정의_규칙)


명탐정의 규칙은 1996년 작으로 등단 후 특별히 히트작이 없었던 작가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작품이다. 주요 인물은 낡아빠진 양복에 더부룩한 머리를 하고 "두뇌명석 뛰어난 행동력"을 주장하는 명탐정 덴카이치와 "생초보 탐정이 나설만한 사건이 아니야."를 연신 말하는 오가와라 경감이다. 이들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지만, 소설에서 벗어나 현재 자신들이 풀어가는 사건을 소재로 하는 추리 소설들에 대한 현실과 비평, 그리고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특히 오가와라 경감은 스스로 무능하지 않지만 단지 소설에 조연으로 등장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심한 불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각 단편은 여러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들을 - 미실, 산장살인, 목없는 시체 등 -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전형적인 사건이지만 작가는 나름의 색다른 결말을 보여주는데 그럴 때 마다 "역시 이야기꾼!"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더불어 이런 형식들이 갖게 되는 장치들의 식상함이나 특징을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전하는데, 마치 마술쇼의 비밀을 아는 것과 같은 소소한 재미가 있다. 



앞에 "소개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에는 소설을 읽듯 하지만 나중에는 탐정 덴카이치와 오가와라 경감이 추리소설의 형식을 풀어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난 후, 정말 등장인물들도 힘들겠다는 이상한 연민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마미야 잡화점의 기적보다 재미와 감동은 덜하지만 이야기 꾼으로서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나는 데는 손색이 없는 재미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