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al inside

빅피쉬 - 어른에서 아버지가 되어가는 아들의 이야기.

리브래리언 2012. 7. 21. 21:10

나의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셨다. 정말 많이 드셨고, 안타깝게도 그 좋아하시던 술 덕분에 나와는 내세를 기약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 나의 아버지는 술을 적당히 오르면 나를 앉혀놓고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무용담이나 삶에서 얻은 지혜를 전해줄 때는 어린 나이에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
던 모양이다.

빅피쉬에 나오는 윌의 아버지 에드워드도 그런 지구의 흔한 아버지이다.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경험이다.
특히 그에게는 아들 윌이 태어나던 날, 잡을 뻔 했던 커다란 메기이야기는 자신에게 아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야기
이다.
윌이 점점 성장하면서 언제나 그의 생일에 놓친 메기이야기를 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윌은 실망감만 쌓여간다. 그런
윌은 저널리스트, 기자이다.

"너와 나는 근본적으론 같아. 너는 글을 쓰고, 나는 이야기를 하지."

에드워드의 말처럼 에드워드는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유리 눈을 가진 마녀를 만난 것, 거인과 함께
길을 떠난 것, 늑대로 변하는 서커스 단장을 만난 것, 그리고 사랑하는 지금의 아내를 만난 이야기, 군대에서 특수
임무에 투입되고, 샴 쌍둥이 가수를 만난 것, 세일즈맨으로 성공해 어렸을 때 낙원같은 마을을 되살린 것 등..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기 그지 없다. 허나 아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저는 이제 진짜 아버지를 알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요. "
"나는 항상 있는 그대로의 나였다."

노환을 앓고 있는 에드워드를 대신해 집을 정리하던 윌은 창고에서 아버지의 이야기의 단서를 찾는다. 그리고
실제로 낙원이라 불렸던 마을에 여전히 살고 있는 한 여인을 만나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점점 아버지의
이야기는 실제하는 것임을 느끼는 윌.

"아버지 얘기가 다 허구는 아니야." - 낙원의 여인

임종의 순간에 에드워드는 윌에게 자신이 마녀의 유리 눈을 통해 봤던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윌은
안절부절 하면서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한다.

"어떻게 시작하는지만 말해주세요."
"그것은 ... (That is... ) "

윌은 아버지를 위해 행복한 임종을 이야기한다. 물론 그도 평생동안 에드워드에게 들은 적이 없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윌 앞에서 세상과 이별한다.

윌은 자신의 아버지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이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런 환상적인 이야기와 그냥 진실 중에 너는 어떤 것을 아들에게 이야기 해주겠니." - 의사

나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전기공사를 많이 다니셨다. 일도 많이 하시고, 후배들도 많이 거두고 하시다보니, 아버지
생전에 연락하던 후배들이나 청계천 뒤에 세운상가에서는 존경도 받고 인사도 많이 받으셨다. 자라면서 그런 모습
을 보이는 것은 어린 나에게 아버지의 성품과 인덕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게 했고, 다른 사람을 계속 돌보는 것의
중요성도 알게 해주셨다.

우리는 자라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던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 때 우리가 아름답게 각색하고 자신있게
얘기하려면 우리에겐 경험이란 재료가 필요하다. 그 재료를 얻기 위해 쉬는 동안에도 움직이는 활력을 가져야겠다.

"적어도 내가 그렇게 죽는다는 걸 알면, 지금 이 일로 내가 죽지는 않겠구나. 생각할 수 있잖아요." - 어린 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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