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추천해준 영상의 제목
"최상위권 학생들의 신박한 문제제기, "사람 이름이 바나나 .... "
조카들과 그 또래들에게 열린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고 고민하는 나에게는
"신박한 문제제기"라는 문구가 딱! 꽂혔다.
블랙독 정주행의 시작이었다.
유튜브 클립의 느낌과는 별개로 드라마는 한 기간제 교사의 희생으로 시작한다.
기간제 교사의 희생으로 생명을 구한 여학생은 훗날 커서 교직을 이수하고,
입시 전쟁이 치열한 강남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본격 직장인 드라마 "미생(2014)"를 떠올라서 보는 중에 검색을 해보니,
역시 미디어에서도 미생의 학교판이라고 요약해서 소개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역할이 수업과 과업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은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들었지만
드라마를 통해서 실제에 가까운 활동을 재현하는 모습을 보니,
그 수고와 안타까움이 더 살갑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블랙독 1화 - 개학 전 빈교실에서 감회에 젖은 고하늘 선생님-서현진)
선생님이 되어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
처음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용어와 시스템을 몰라서 허둥대는 장면,
여러 선생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텃세와 줄타기, 그리고 정치,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부담과 선생님의 어른의 사정 사이에서 생기는 오해 등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극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느껴서,
최근에 학교와 진학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대학생인 조카들과 몇 개 화를 함께 보면서 학교에 현실을 얘기나눌 수 있어서
직업으로써의 교사에 대한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2.
과학의 기술과 사회의 구조가 새롭게 바뀌어가고 정형화 되어감에 따라
사람의 역할이 제한되고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간제 교사 역시 그 과정에서 한정된 역할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도 함께 하는 사람도
시한부 역할로 인해 인간적인 기대감 보다는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으로 활동하게 된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이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이지
이와 같은 선상에서 제작된 드라마 "미생" 역시도 계약직에 관한 이야기이니
주제는 같다고 해야겠다
그래도 드라마가 주는 판타지는 역할을 충실히 했을 때 얻어지는 경험이
다음 단계로 나갈 때 유익한 댓돌이 된다는 것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고나리질 하는 것 처럼 들리겠지만 버릴 경험이 없다는 것을
세월이 지나 나이가 들면 알게 된다.
3.
다시 블랙독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블랙독에서 고하늘 선생님은 로맨티스트다.
교사의 역할에 대한 낭만을 항상 가지고 있고, 그 낭만의 대상은 학생을 위한 교육이다.
"우리가 다툴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우리 애들이니까요."
회사 생활할 때, 수강생과 고객사만을 생각하고 내 역할에서 더 많이 더 오래 일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을 수 없는 것 처럼, 모든 사람이 일에 충실할 수 없다는
나만의 이상한 논리를 바탕으로 행동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비난하는 행위 보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뻐할 사람들의 만족감이 나에게는 더 큰 보상이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니, 어떤 면에서 나는 호구 인지도 모른다.
드라마에서 고하늘 선생님도 그런 호구스러운 학생 사랑에 대한 염려를
가까운 선생님들로부터 듣지만,
고하늘 선생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유익한 교육과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4.
학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너무 과하지 않게 그려낸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스카이 캐슬"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주위에 수험생과 교사 지망생이 있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나는 좋았다.
드라마 "블랙독"을 보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시험 성적이 학생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학교 교육이 다음 세대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는 이 드라마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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