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알람으로 잠에서 깨어나, 온종일 스마트폰으로 생활하는 필 (애덤 드바인)은
우연히 케이트(알렉산드라 쉽)와 알게 된 날, 하필이면 스마트폰이 부서지는 일이 이어서 벌어진다.
망가진 스마트폰 대신 새로운 폰을 구입하게 되는데,
초기 설정 부터 인공지능이 음성으로 안내를 한다.
필은 설정 과정에서 약관은 읽지 않고 수락하고, 소셜 미디어와 금융 정보를 포함한
모든 계정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한다.
그리고 클라우드에 있는 자신의 모든 정보를 내려받음으로 설정을 마치게 되고,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세팅을 모두 마친 새로운 스마트폰의 인공지능 이름은 "젝시(로즈 번, 목소리만)", 꽤나 까칠하고 자유분방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필의 일상에 끼어든다. 이유는 하나 처음 설정할 때, 젝시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이트에 가입할 때 필수 약관이 있으면 꼼꼼히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
약관이 바뀔 때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항목들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이 때문이다.
이후로 젝시는 여러 방면으로 필의 생활에 관여하게 되고,
필의 생활이 더 나아지는 건지, 행복해지는 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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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를 보는 내내 스칼렛 요한슨의 Her를 떠올리게 한다.
기자를 갈망하는 필의 설정이나
허스키한 목소리에 기계적인 발음을 가진 젝시의 말투가 그렇다.
희안하지만 영화 "업그레이드"도 생각이 났다.
업그레이드는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다른 모습으로 젝시는 그려진다.
2.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딥러닝,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의 기술에 대해 알고 있다면
영화에서 그 기술들이 쓰이는 장면에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젝시의 능력에 대해서는 재미있고 놀랍지만,
인공지능에게 정보를 제공받는 주인공이나 제어받는 여러 기구들을 보면
좀 서늘하기도 했다.
3.
아직 젝시 수준의 인공지능을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상에서 나오는 여러 상황들이 낯설고 재미있다.
영화의 주제도 "내 인생의 행복" 정도로 마무리 할 수도 있다.
다만, 대중이 아직 널리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어서
그 영향력이 생각보다 줄어든 듯 했다.
어떤 기술이든 제작자는 선한 의도로 만들었겠지만,
대중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어떤 형태로 변이를 일으킬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4.
여러 기술들의 양의 장면과 음의 장면을 모두 코믹하게 잘 그렸다.
그러나 재미있게 설정했다고 해서 그 것들이 현실에서 가벼운 상황은 아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은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기 어려운듯 하다.
5.
케이트와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찾고, 세상과 주변으로 눈을 돌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인간 관계 그 중 사랑을 통해서 완전해지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잠시 현실에 닿는 주인공의 모습은 뻔하지만 감정이입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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