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힘들었던 어느 날,
거래처 담당자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별일 없다 했지만
별일 없었을까.
"가시죠."
을이었던 나를 데리고 간 곳은
해장국 집이었다.
"마침 점심시간도 오고 해서 일찍 나왔어요.
힘빠질 때는
남이 사주는 밥이 힘이 되죠."
왠지 고마웠다.
매출을 만들어줘야 제일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알아주는 것도 고마웠다.
해장국은
한국의 대표적인 속풀이 음식이다.
적당히 뜨끈하고
적당히 얼큰하고
건더기 푸짐하고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날위해 준비된 듯한
정감있는 한 끼 식사이다.
그 중에도 3대장이 있으니
바로
양평 선지 해장국
전주 콩나물 해장국
원조 뼈해장국이다.
원조 뼈해장국은
구리, 춘천, 토평 등
동네마다 있다.
기억에 자양동 원조 뼈해장국도 봤다.
해장국은
특유의 얼큰함 때문에
해장하려다가
술국으로 변하기도 한다.
앉은 자리에서
꼬뿌잔 - 200cc 맥주잔 - 에
소주를 두 번 따라 먹으면
아주 깔끔한 상태로
없던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주종이야 개인의 취향이지만,
해장국은 그만큼
허기진 배와
비어있는 마음을 채워주는
우리들의 힐링 푸드이다.
순대국, 설렁탕 등
다양한 속풀이 음식이 있지만,
이들 음식의 상차림에도
얼큰함을 더하는
다대기가 놓여있으니,
역시 속풀이는 얼큰함이다.
과거 미군과 함께 일할 때도,
그들에게 밤새 맥주 양주로 달린 다음 날
카투사 매점이나
부대 인근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속풀이를 해준 경험이 있다.
매운 맛을 넘어서는
시원한 얼큰한 맛에
두 손 엄지척 하던 모습은
기분 좋은 추억이다.
옆에 누군가 풀이 죽어있다면
속풀이 해장국 한 그릇 사줘라
오늘 당신의 속이 복잡하다면
속풀이 해장국 한 그릇 사먹어라
중요한 것은
집에서 먹으면 안된다.
꼭 식당에서 먹어라.
왠지 그 식당 갬성이
더 위로가 된다.
가치삽시다
같이삽니다
식당에서 속풀이 하면
식당 주인도
나의 속도
다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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