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새벽

진심어린 열정은 최고의 협상력 - 일본의 제일 부자 손정의 (이노우에 아쓰오, 김영사)

리브래리언 2013. 9. 27. 00:02
1955년은 인류 역사에서 아주 뜻깊은 해이다.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과 질풍 노도의 아이콘 제임스 딘을 보내고, 인류 역사의 최고의 발명품인 전자 계산기를 모든 사람들의 책상위에 올려놓은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얻은 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 후 컴퓨터와 관련하여 동양의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작년에 읽었던 "손정의 미래를 말하다"를 읽은 뒤로, 손정의에 대한 관심이 급 상승했다. 특히 300년 비전을 세우고, 후계자 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그의 말은 안철수씨의 "영혼이 있는 기업"을 생각나게 했다. 오늘 얘기할 "일본의 제일부자, 손정의"는 바로 이런 손정의 회장의 전기 같은 책이다. 

저자 이노우에 아쓰오는 저널리스트로서 손정의 회장과는 20년 지기 친구이다. 어쩌면 손정의 자신보다 손정의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사는 사람일 수도 있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 버클리 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해서 3년만에 졸업했다. 졸업 전 부터 그는 사업가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꿈은 우연히 보게된 인텔의 i8080 CPU확대 사진을 만나면서 그의 마음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렸다. 한 편, 그는 노동으로 기업을 일구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날마다 하루에 하나씩 발명을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스스로 발휘되는 창의력과 열정은 이후 그의 기업을 일으키는데 큰 원동력이 된다. 


(intel i8080 family) 


그렇게 발명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음성 자동 번역기를 개발하게 되고 그 기술을 기반으로 샤프로 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그의 신화적인 창업이 시작된다. 이후 일본의 '인베이더'를 수입해서 많은 돈을 벌게 되지만, 손정의 회장은 "일본으로 돌아오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학교 졸업 후에 일본으로 돌아와서 창업을 한다. 


처음 회사를 창업할 때의 이름은 "유니손 월드"이다. 유니손 월드라는 이름은 미국 유학 당시 전산 환경의 중심에 있는 '유닉스'와 자신의 성씨 '손'을 붙여서 만든 이름이다. 이 때 그는 사과 상자 위에서 직원 1명과 파트타임 2명 앞에서 "앞으로 매출을 두부 새듯, 1조, 2조 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자주 포부를 밝혔다. 덕분에 1달만에 그 직원들은 모두 퇴사하고 만다.  일반적으로는 여기서부터 얘기가 시작되지만, 그는 이미 미국에서 유학당시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일으킨 경험이 있기에 저렇게 포부도 밝힐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유니손 월드에 뒤에 '소프트 뱅크' 설립, 'Oh PC'창간 등으로 사세를 키워가다가 브로드밴드 - 초고속 인터넷이 대세가 될 것이라 여긴 그는 기존의 ADSL방식이 아니라 순수 IP기반의 네트워크를 전 일본에 구성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야후 재팬 BB'를 창업한다. 


이 책에서, 손정의와 그를 대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첫째는 확신에 의한 실행력이다. 그가 샤프에 음성 번역기를 가져갔을 때, 'Oh, PC'를 창간할 때, '소프트 뱅크'를 설립할 때, '야후 재팬 BB'를 이룩할 때 그는 언제나 확신에 찬 모습으로 사람들을 설득했고, 현장에 스스로 참여함으로서 동료들을 독려했다. 


둘째는 인간적인 신뢰이다. 간에 염증이 생겨서 오모리 사장을 내세웠을 때,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음에도 그에게 신뢰를 보여주었다. 손정의 회장이 직접 지휘할 때 같은 에너지는 아니지만, 회사로서의 기틀을 잡을 수 있는 시기였다고 한다. 


셋째는 "이 친구는 뭔가 있다."라고 느끼게 하는 열정이다. 앞서 말한 여러 회사들을 만들기 위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같은 얘기를 한다. 바로 "그 당시 그를 만났을 때, 뭔가 있구나." 또는 "그래 이런 젊은이라면 해낼 수 있겠다."라는 분위기를 풍겼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열정과 확신이 아닐까 한다. 


요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된다. 말은 스타트업이지만, 2,000년대 초반에 불었던 벤처 열풍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는 그나마 IMF로 인해 얼었던 자금이 풀리면서 나름 엔젤 형태의 투자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어쩌면 투자면에서는 더 않좋은 상황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일이 잘 안되면 대표가 뒤집어 써야하는 형태는 계속되고 있다. 


정보화 시대 1세대 기업인들은 밭을 갈고 일구던 시기였기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습을 현실에 적용하려면, 그 때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큰 열정과 더 깊은 확신이 자신에게 있은 다음에야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방황을 하면서 느낀 여러가지 것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손정의 회장의 자취를 보며 또 다시 깨달았다. 허튼 마음 먹지 말고 내가 가진 정보와 열정과 확신에 따라서 내 미래를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다. 




일본의 제일부자 손정의

저자
이노우에 아쓰오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6-07-0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고개 숙인 대한민국 청춘들을 위하여구조적인 불황과 심각한 실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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