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는 모든 것들과 내 기꺼이 함께 가리라. 그러나 어떻게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목소리는 자기를 날려보내는 혀와 입술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는 것. 다만 홀로 허공을 날아가야 한다.
독수리도 둥지를 버리고 다만 홀로 해를 향해 날아오르듯. - p10 배가 오다.
날개 달린 가슴으로 새벽에 일어나 또 하루 사랑의 날을 보내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되기를.
정오에는 쉬면서 사랑의 환희에 대해 명상하게 되기를.
저물녘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게 되기를.
그런 다음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가슴속으로 기도하며 입술로는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잠들게 되기를
- p22 사랑에 대하여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중략)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중략)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 p24 결혼에 대하여
진실로 그대는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저울처럼 매달려 있다.
그러므로 그대가 텅 비어 있을 때만 그대는 멈춰 서서 균형을 이루리라.
- p43 슬픔과 기쁨에 대하여
또 빈손으로 와서 말로써 그대들의 수고를 사려는 자가 있다면 결코 그대들의 거래에 끼지 못하게 하라.
그런 자에게 그대는 이렇게 말하라.
'자, 우리와 함께 들로 나가자. 아니면 우리 형제와 함께 바다로 가서 그물을 던지자.
대지와 바다는 우리에게처럼 그대에게도 넉넉히 줄 것이니.'
- p53 사고 파는 일에 대하여
그대의 친구가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에게 말할 때,
그대는 자신만의 마음속에서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며,
'그렇다'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도 말라.
그리고 그가 침묵하고 있을 때에도 그대의 가슴은 그의 가슴에 귀 기울이기를 멈추지 말라.
- p81 우정에 대하여
어제는 다만 오늘의 기억이며, 내일은 오늘의 꿈임을 안다. (중략)
그리고 오늘로 하여금 기억으로써 과거를, 희마으로써 미래를 껴안게 하라.
- p87, 88 시간에 대하여
그대는 죽음의 비밀을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삶의 한가운데서 죽음을 찾지 않고서 어떻게 그것을 발견할 것인가.
- p110 죽음에 대하여
'잠시 후면, 바람 위에서 한순간만 휴식하면, 그러면 또다른 여인이 나를 낳으리라.'
- p134 작별
==
읽는 내내 새벽에 산에 오르다 안개와 이슬에 젖어드는 듯, 벅찬 감동을 느끼고, 상쾌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그림들은 마치 작가의 글들과 교감하듯이 서로 끌어주고 받쳐주어 느낌이 더 강렬했다.
예언자라는 제목이 주는 신비한 느낌은, 시인이 전달하는 함축적인 방식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기대하지 못했던 느낌을 고조시켜주었다.
책 마지막에 저자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한 소개가 있어 이해를 도와주었다. 특히 불우했던 그의 생애를 읽으면서
행간에 느껴지던 쓸쓸함과 함께 깊은 통찰의 원류를 알게 되어 공감이 더욱 컸다.
새벽부터 레바논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는 시간이었다.
'책으로 여는 새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사와 기업의 차이는 핵심가치와 문화 - 딜리버링 해피니스(토니쉐이, 북하우스) (0) | 2014.06.29 |
---|---|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말할 수 도 없는... 이방인 (알베르 까뮈, 민음사) (0) | 2014.06.08 |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만, 당신은 - 인생의 내공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김승중, 물푸레) (0) | 2014.05.03 |
명작의 탄생은 재능 이전에 태도의 문제 - 작가수업(도러시아 브랜디, 공존) (0) | 2014.04.18 |
진실, 아는 것과 믿는 것 사이의 어디쯤 - 속죄 (이언 맥큐언, 문학동네) (0) | 2014.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