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내내 집에만 있었다.
6월에 이사한 이후로 아직도 진행중인 방정리 약간과 집에 새롭게 들어온 식탁을 청소하고 재조립하는 것 외에 나와 관련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게 뭐하는 거지 싶을 정도로 먹고, 자고, 게임하고, 영화보고, 드라마보다가, 자고, 먹고 했다. 오랫만에 망중한이라고 좋아하고 편안해 하던 것도 잠시였다. 왜 편안함이 오래가지 않았나 생각해봤는데 답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나의 취미를 소개할 때 "마라톤" 과 "독서"를 이야기 한다. 이들 활동의 공통점은 시간을 들여서 지속해야하는 점이다. 그래서 생활의 여백이 발생할 때마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선뜻 실행이 안된다는 단점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다. 선뜻 실행이 안되는 때.
이런 시기를 보통은 매너리즘이 왔다고 한다. 나도 그 말을 쓰지는 않지만 겨울이니까, 최근에 열심히 읽었으니까 등의 이유를 만들어 게으름을 합리화 하고 있었다. 허나 합리화는 합리화일 뿐, 그것이 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정확하게 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시작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 이다. 특히 마라톤이나 독서처럼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들은 우선 시작하고 난 다음에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짰다고 해도, 시작하지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면, 몸은 벌써 달릴 때의 기분을 기억해낸다. 기분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다. 책을 읽기 위해 책을 고르면 이미 마음이 설레인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하는 것이다.
나의 주말은 이미 끝났다. 매너리즘과 게으름이 한껏 버무려진 무위했던 주말은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는 의미를 간직한 체 지나가 버렸다. 오늘은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 이미 나는 오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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