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문화 읽기

사춘기는 내 가슴속의 검을 만나는 시간, 괴물의 아이( バケモノの子, 2015년 7월, 호소다 마모루)

리브래리언 2016. 3. 1. 20:57

우연히 케이블채널에서 봤던 감독의 인터뷰에서 아~ 한 번 봐줘야겠는데 ... 라고 생각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 이런 건 빠름 빠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의 감독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2015년 신작 "괴물의 아이"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머니를 돌아가신 후, 친척들의 태도에 상처받은 주인공 9살 렌은 우연히 괴물 - 동물인간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따라나서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렌이 따라 나선 동물인간은 쿠마테츠로 곰의 인간형처럼 보입니다. 쿠마테츠는 괴물의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무술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다혈질에 직선적인 성격을 가지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종사 자리를 두고 라이벌인 이오젠에게 "아이를 키워봐야 어른이지."라고 놀림을 당하지만 자신을 따라나선 렌을 제자로 받아들이며 육아의 길로 들어섭니다. 이 때부터 렌은 쿠마테츠로 부터 "큐타"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 시작합니다. 


쿠마테츠에게 무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큐타는 처음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허나 마을 종사의 소개로 여러 마을의 현자들을 만나면서 강함의 의미를 찾는 여행 중에 쿠마테츠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깨닫게 됩니다. "의미는 스스로 찾는 거다."라는 말의 의미를... 그리고 쿠마테츠를 따라서 행동을 하며 소위 무협지에서 말하는 보법을 익힙니다. 그리고 쿠마테츠와 거래를 하죠. 무술을 가르쳐 달라는.. 


낯선 환경 또는 약자인 상황을 벗어나는 첫번째 방법은 살아남는 인내와 준비된 한 방입니다. 큐타에게는 쿠마테츠의 걸음 하나 하나를 따라하면서 익히게 된 보법이 바로 그 한 방인 것이죠. 이를 계기로 둘은 좀 더 진지하게 수행을 하게 됩니다. 


영화 마지막에 인간의 세계와 괴물의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것은 인간의 어두운 마음에서 비롯되는데 큐타는 이 적을 없애는 방법으로 자신의 어두운 마음에 받아 들여서 함께 삶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 때, 쿠마테츠가 홀연히 나타나 큐타의 가슴 속의 검이 되어줍니다. 그리고 둘은 힘을 합쳐 적을 물리칩니다. 

이 가슴 속의 검에 대한 이야기는 극 초반에 등장하는데요. 결국 이 영화는 각자의 가슴 속의 검을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자라게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앞서 봤던 인터뷰에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부정(父情)"에 대해서 다루고 싶다고 했습니다. 극 중 큐타는 자신의 인간 세상 아버지도 만나게 되는데요. 시간이 많이 흘러 바로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그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웃으며 친하게 지내자는 말에 큐타는 혼란스러워 합니다.

말없이 일방적으로 챙겨주는 쿠마테츠, 서로 알지 못한 채로 지나온 시간은 모른 척하고 부자의 관계로만 친하게 지내려는 인간 세상의 아버지, 이 두 등장인물을 통해서 어린 시절 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만나왔던 저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하며 자신의 가슴속의 검을 찾고 현실로 나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롤모델을 세우고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괴물의 아이는 당연하고 말로 하면 지루할 수 있는 얘기를 편안한 이미지와 정감가는 캐릭터로 즐겁게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