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새벽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武器に なる哲学, 야마구치 슈, 2019, 다산초당)

리브래리언 2020. 1. 29. 02:39

철학. 

생각하는 학문, 생각을 공부하는 학문. 인문학 삼대장 문사철 중 하나의 분야로 사람과 사회의 근본에 대해서 관찰하고 정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저렇게 적어봐도 아직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이 분야를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가 50명의 서양 철학자를 선택해서 정리하였다.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라는 보다는 제목에서 처럼 인간관계와 사회 생활에서 보이는 상황을 서양 철학의 관점에서 작성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는 있지만, 철학자의 의견과 이후 현대 사회에서 이뤄지 사회 과학 실험을 언급하여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쓴 것이 장점이다. 다만 철학자의 견해를 선별한 것은 사람에 따라 낯선 단어가 사용되기도 해서 설명이 아쉽운 부분도 있다. 





읽던 중에 표시한 밑줄로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0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을까? - 예고된 대가 - 에드워드 데시

p69

다시 말해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어 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09.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 앙가주망 - 장 폴 사르트르

p95

첫 번째는 우리 자신의 행동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상 우리의 행동과 선택은 자유이며, 따라서 '무엇을 할까?'라든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의사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p96

우리는 외부의 현실과 자신을 각각 별개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를 부정했다. 외부의 현실은 우리가 어떤 시도를 하느냐에 따라, 혹은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러한 현실'이 된 것이므로 외부의 현실은 곧 '나의 일부'이고 나는 '외부 현실의 일부'다. 즉 외부의 현실과 나는 결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렇기 더더욱 그 현실을 자신의 일로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도, 즉 앙가주망이 중요하다. 


12.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 인지 부조화 - 리언 페스팅어

p112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로 ㄱ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다. 


13.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 권위에의 복종 - 스탠리 밀그램

p119

이 결과는, 반대로 책임 전가를 어렵게 하면 복종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p122

밀그램 교수가 실시한 '아이히만 실험'의 결과에서 인간은 권위에 놀랄 정도로 취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권위에 대항하는 약간의 반대 의견 또한 양심과 자제심을 부추기는 작은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인간성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14.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 몰입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p126.

처음에는 '불안'의 영역에 있었다 해도 계속해 나가는 동안에 능력이 향상되어 결국은 '각성'의 영역을 거쳐 '몰입'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몰입 영역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면 결국은 많은 기술을 습득하게 되어 몰입에서 '자신감' 영역으로 옮겨간다. 그렇게 되면 이른바 '안정' 영역에 들어가 편안한 상태가 되기는 하지만, 당연히 그 이상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즉, 자신의 능력과 업무의 난이도는 역동적인 관계이며 몰입을 계속 체험하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주체적으로 바꿔 가야만 한다. 


15. 뛰어난 리더의 조건 - 마키아벨리즘 - 니콜로 마키아벨리

p134

리더의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황에 따라 환영받지 못하는 결정이나 부하에게 상처를 주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중략) 리더의 입장에 선다는 것은 때때로 고독하고, 암흑의 책임을 떠안는 일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권력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 악마의 대변인 - 존 스튜어트 밀

p136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고 반증할 자유를 완전히 인정해 즌 것이야 말로 자신의 의견이 자신의 행동 지침으로서 옳다고 내세울 수 있는 절대적인 조건이다. 전지전능하지 못한 인간은 이것 외의 방법으로는 자신이 옳다고 내세울 수 있는 합리적인 보증을 얻을 수 없다. from 자유론


p138

고학력 엘리트가 모여 극히 어리석은 결정을 한 다수의 사례들을 연구한 결과, 아무리 개인의 지적 수준이 높아도 동질성이 높은 사람이 모이면 의사 결정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게 밝혀졌다.


18. 혁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 변화 과정 - 쿠르트 레빈

p152

브리지스의 말에 의하면 경력이나 인생의 전환기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어떤 일이 끝나는 시기다. 거꾸로 말하면 무언가가 끝남으로써 비로소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된다는 것인데,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의 '새로운 시작'에만 주목해 대체 무엇이 끝났는지, 무엇을 끝내야 하는지 '끝'에 관한 물음에 진지하게 맞서지 못한다.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 타자의 얼굴 - 에마뉘엘 레비나스

p163

그런데 이 몰랐던 것을 어느새 문득 알게 된다. 물론 한번 지나간 일은 다시 체험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쨌든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것을 왠지 모르지만 오늘은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아마 이러한 체험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때 '나'라는 단어로 규정되는 개인은, '알게 된' 후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오늘의 자신이 어제의 자신에게 똑같은 물음을 던질지라도 그것은 '바보의 벽'에 부딪혀 전달되지 않는다.


p164

인간에게 '사람을 죽이지 말지어다!' 하고 표현하는 '얼굴'의 개념만은 자기만족을 느끼는 동안에도, 혹은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는 장애를 겪는 동안에도 회귀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적으로 죽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죽일 수 있는 것은 타자의 얼굴을 응시하지 않는 경우뿐이다. - from  곤란한 자유


p165

이렇게까지 뭔지 잘 모르겠찌만 무언가 무척 중요한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 같다고 느끼게 하는 문장도 드물지 않을까? 레비나스의 문장은 전반적으로 난해하기는 하지만, 그의 말이 주는 폭넓은 이미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면 읽는 사람 나름으로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22. 협조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 내시 균형 - 존 내시

내시균형 : 게임에 참가한 어떤 참가자가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해도 기대치가 올라가지 않는 상태, 즉 '균형'을 이룬 상태를 가리킨다.


p175

결과를 본 관계자들은 무척 놀랐다. 응모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단순한, 단 3행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이 우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 교수 아나톨 래퍼포트가 작성한 프로그램으로, 처음에 '협조'를 내고 그 다음에는 바로 전에 상대가 냈던 것을 똑같이 내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는 상당히 단순한 프로그램이었다. 


25. 어떻게 시스템은 인간을 소외시키는가 - 소외 - 카를 마르크스 

p196

셋째는 위의 두 가지를 통해 다다르는 것으로 바로 유적 소외다. '유적'은 꽤 기이한 번역어다. 원서를 확인해 보면 독일어로는 'Gattung',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Species'가 되는데 '종'이라고 생각하면 보다 이해가 쉽다. 다만 엄밀한 의미에서 따져 보면 독일어인 'Gattung'과 영어인 'Species'는 약간 다르다. (중략) 유적 소외란 무엇인가? 마르크스는 인간을 유적 존재, 즉 어떤 '종류'에 속해 있어 그 속에서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생물체로 정의했다. 하지만 분업이나 임금 노동에 의해 건전한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노동자는 자본가가 소유한 회사나 사회의 기계적인 부품, 즉 기어(톱니바퀴)가 되고 만다. 이것이 유적 소외다. 


30. 업무 방식 개혁 앞에 놓인 무서운 미래 - 아노미 - 에밀 뒤르켐

p221

내가 우려하는 최대 위기는 아노미화다. 아노미는 원래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제창한 개념이다. 보통 '무규범', '무규칙'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아노미가 초래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본래의 맥락을 존중해 풀이하면 '무연대'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p225

셋째, 회사라는 '종적 커뮤니티'를 대체할 '횡적 커뮤니티'다. 이를 역사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길드의 부활에 다름없다. 사회인류학자인 나카네 지에 교수가 <종적 사회의 구조>에서 제시한 대로, 종전 이후부터 일본에서는 회사라는 종적 구조의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한 커뮤니티였다. (중략) 회사에서 직업 개념으로 커뮤니티의 전환을 꾀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특별히 진귀한 일도 아니다. 유럽은 회사별 노동조합보다 직업별 노동조합이 표준이며, 그런 의미에서 횡적 커뮤니티가 길드로서 제 기능을 다하는 사회다. 


32. 성 편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 제2의 성 - 시몬 드 보부아르

p.236

우선 우리가 굉장히 강한 성 편견에 지배된 국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한 편견에 우리 자신이 너무나도 자각이 없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자신은 성 편견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착각하고 있으며, 그 잔혹한 무자각이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38. '결국 이런 뜻이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 무지의 지 - 소크라테스

p.268

 우리는 쉽사리 '알았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걸까? 영문학자이자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의 저자인 와타나베 쇼이치는 '두근두근할 만큼 알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중략) 우리의 배움은 알았다고 생각한 순간에 정체되고 만다. 과연 스스로 설렐 만큼, 앎으로써 자신이 달라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알게 되었는가? 우리는 안다고 내세우는 일에 조금 더 겸허해져도 좋을 것이다. 


p.271

쉽게 아는 것은 과거의 지각 틀을 그대로 늘려 가는 효과밖에 가져다줄 수 없다. 정말로 자신이 바뀌고 성장하려면 안이하게 '알았다'고 생각하는 습성을 경계해야 한다 .


42. 진보는 나선형 발전으로 이루어진다. - 변증법 - 게오르크 헤겔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대립하는 사고를 서로 부딪쳐 투쟁시키으로써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론이다 .


p.288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기에는 실로 천진한 사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역사란 과거와의 대화) (중략) 즉 '투쟁을 통해 사회는 발전해 나간다'라는 발상은 혁명의 사상적 기반으로 받아들여졌다. 후에는 마르크스주의로서 공산 혁명의 사상적 기반을 형성하게 되었다. 


43.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어휘력을 길러라 -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 페르디낭 드 소쉬르 

p.297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철학, 사상에 관한 용어가 바로 그러하다. 이들 용어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의 앞머리에서 언급한 대로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나 현상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 준다. 개념이 통찰력을 길러 줄 수 있는 것은, 개념이 바로 새로운 세계를 파악하는 관점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


44. 때로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에포케 - 에드문트 후설

에포케 :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판단을 보류하는 상태를 일컫는 후설이 제안한 표현. 그리스 어로 중지, 중단. 


p.301

여담이지만, 조현병을 치료할 때 환각이나 환청을 체험한 ㅅ람에게 그것이 실제로 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기란 매우 어렵다. 만약 자신의 눈앞에 사과가 선명히 보이는데도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당신에게만 보이는 환상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당혹스럽겠는가?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을 것이다. 


46. 에디슨은 축음기를 유언장의 대체품으로 발명했다. - 브리콜라주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p311

반대로 현재 글로벌 기업에서는 '그건 어디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경영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자금 지원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서 말한 사례를 보면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혁신의 대부분은 '왠지 대단한 것 같다'는 직감에 이끌려 실현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49.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 미래 예측 - 앨런 케이

p.324

마지막으로 앨런 케이의 메시지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할까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50. 사람은 뇌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생각한다. - 신체적 표지 - 안토니오 다마지오

p.328

당신이 전제에 대한 비용 편익 분석을 적용하기 전에,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추론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매우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 이를 테면 특정한 반응 옵션과 관련해 나쁜 결과가 머리에 떠오르면 아무리 미미하더라도 당신은 어떤 불쾌한 '지관적 감정'을 경험한다. 그 감정은 신체에 관한 것이므로 나는 이 현상에 '소마틱'이라는 전문요어를 붙였다. 그리고 그 감정은 하나의 이미지를 나타내므로 나는 ㄴ그것을 마커라고 불렀다. - from 데카르트의 오류


p.329

오늘날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져서 논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에서 오직 이지적이고 논리적이고자 한다면 오히려 큰 판단 실수를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대이기에 다마지오가 주장한 신체적 표지 가설은 더욱더 귀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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